나는 '파이어(FIRE)족'이 되고 싶다
- 권경미 변호사의 라이프(Life)/시사 핫이슈
- 2020. 9. 16.
여러분 안녕하세요?
이번에는 퇴사할 무렵 꿈꾸기 시작했던, (지금도 어쩌면 동경하고 있는) 파이어족에 대해 정리해 보겠습니다.
파이어족이란?
아마 이 단어를 한 번 듣는 것 만으로는, 정확하게 무슨 뜻이 파악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이 단어는 불을 뜻하는 파이어(Fire)가 아니라, Financial Independence Retire Early를 앞 글자만 따서 줄인 말이기 때문입니다.
위 풀네임을 한글로 해석해 보면 경제적 자립 그리고 조기 은퇴입니다.
즉, 빨리 벌고, 빨리 은퇴하겠다는 목표를 가진 집단입니다. 이들의 은퇴시기는 30대부터 늦어도 40대 초반입니다.
이들은 은퇴 전까지 나름 안정적인 직장에서 상당한 수준의 소득을 올리지만 이렇게 번 소득을 사치스럽게 쓰지 않습니다.
오히려 20대부터 돈을 버는 동안 극단적으로 소비를 줄이고 가능한 많은 저축(소득의 60~80%)을 하며 빠른 시간 내에 자산을 모아갑니다.
위와 같은 방식으로 상당한 경제적 자산(미국 기준 100만~200만불 정도라고 합니다)을 구축한 후에는 과감하게 조기 은퇴를 하는 것입니다. 그 후 모아 놓은 돈으로 이자, 배당, 임대 수익 등 비교적 안정적인 자산에 투자해 정기적 수입을 얻고, 하고 싶은 일을 즐기며 다소 소박하게 살아갑니다.
파이어족의 탄생 배경
2008년 미국에는 큰 금융위기가 있었습니다. 북미의 젊은 고학력/고소득 밀레니얼 세대는, 금융위기 당시 무리한 모기지로 인해 빚더미의 나락으로 빠지는 부모 세대의 실패를 목격하면서 미래의 안정을 추구하게 되었고 이는 파이어족이 탄생하는 배경이 되었습니다.
이후 이 운동이 유럽 등을 거쳐 우리 나라에도 퍼지게 되었습니다.
한국형 파이어족은 어떻게 다를까(개인적인 생각)?
저를 비롯해 한국에서도 파이어족을 꿈꾸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원래의 의미에서 약간 변형된 파이어족이 유행하고 있고 저 역시 오리지널보다는 변형된 파이어 족에게 좀 더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최근 베스트셀러의 절반 이상이 재테크에 관한 책이라고 해요. 이처럼 한국형 파이어족은 빠른 경제적 독립을 꿈꾸면서도 그 수단으로 보수적이고 안정적인 저축만을 선택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주식, 부동산, 달러, 금, 심지어 파생까지 활용하여 보다 적극적으로 자산을 증가시키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또한 한국형 파이어족은 투잡러, 심지어 N 잡러가 되어 본인의 소득 구조를 다각화하고 있습니다(이는 직장 생활하는 동안 보다 빠른 자산 증식을 도울 뿐만 아니라, 퇴사 후에도 어느 정도 경제활동을 하며, 그로부터 수입을 벌 수 있습니다). 이 역시 완전한 은퇴를 꿈꾸는 오리지널 개념과는 다소 차이가 있어 보입니다.
뿐만 아니라, 무조건적인 절약 보다는 특정 분야의 가치소비(특히 자기 계발 분야)도 병행한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명품 소비는 줄이지만 클래스 101, 탈잉 등을 통해 수십만 원을 들여 투자강의나 코딩 강의를 듣고, 전화영어를 하며, 폴인 등 유료 세미나에 참여하는 식으로 말이죠.
위와 같은 차이에도 불구하고, 원조 파이어족이든 한국형이든 빠른 나이에 경제적 독립을 이루고자 하는 것,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최대한 인생의 많은 시간을 보내려는 것을 삶의 목표로 삼는데는 변함이 없습니다.
저는 현재 만33세, 두 달 후면 만 34세가 되는데요. 파이어족이라는 목표를 놓고 볼 때, 일부의 성공과 일부의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지금까지 살아 온 것 같습니다. 일단 저는 이미 퇴사는 해 버렸네요 😭
앞으로 다시 큰 조직으로 들어가게 될지, 계속해서 인디펜던트 워커로서의 삶을 추구할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궁극적으로는 파이어족(진정한 경제적 자립과 조기 은퇴)을 꿈꾸며 다시 힘을 내 보겠습니다.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